예래마을 새왓이기는소리

예래마을 <새왓이기는소리>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예래동에서 전승되는 밭농사 관련 노동요이다. 예래마을 근처나 목장지대의 ‘새왓’(띠밭)을 따비로 일구고, 거기서 나온 뗏장이나 흙덩이를 ‘곰베’(곰방메)로 내리쳐 잘게 바수는 작업을 할 때 불렀던 노래이다.

개요

예래마을 <새왓이기는소리>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예래동에서 전승되는 밭농사 관련 노동요이다. 예래마을 근처나 목장지대의 ‘새왓’(띠밭)을 따비로 일구고, 거기서 나온 뗏장이나 흙덩이를 ‘곰베’(곰방메)로 내리쳐 잘게 바수는 작업을 할 때 불렀던 노래이다.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예능 보유자는 예래마을 강승화(남, 1939년생)이다.

내용 및 특징

제주 사람들은 척박한 땅을 일구고 개간하여 피나 조, 메밀, 밭벼 등의 농사를 지었는데, 이때 불리는 민요는 원시적이고 토속적이다. 서귀포시 예래동 사람들은 해발 4~5백 미터의 고지대에 올라가 따비로 띠밭을 일구고, 흙덩이를 바수어 목장 밭을 개간하였다.

따비질은 혼자하기도 하지만 대개 계라는 조직을 통해 공동으로 따비를 마련하고 집단으로 하였다. 이와 같은 작업을 하면서 부르는 따비질소리는 보통 가창 능력이 뛰어난 소리꾼이 혼자 부르는 독창 형식과 선소리꾼의 소리에 여럿이 후렴을 받는 선후창 형식으로 불린다. 따비질은 따비의 발판을 힘껏 밟아 땅으로 내리쳐야 땅을 일굴 수 있다. 이러한 노동의 특성을 반영하여 소리와 동작이 일치하는 기능성이 강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따비질에 이어지는 작업은 ‘곰베질’(곰방메질)이다. 곰방메를 들고 나란히 서서 뗏장이나 흙덩이를 두들겨 잘게 부순다. 이런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를 <흙덩이바수는소리>라고 하는데, 도구의 명칭을 따서 <곰베질소리>라고도 하고, 후렴으로 부르는 ‘더럼마야’를 따라 <더럼소리>라고도 한다. 흙덩이를 바수고 고르는 일은 ‘곰베’를 높이 쳐들었다가 내리치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이므로 이때 부르는 노래는 힘을 모아 노동의 동작을 일치시키고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2음보로 된 원시 노동요로 단순한 가락과 선율은 노동 조율적 기능성이 강하고, 특히 후렴인 “서두리야 더럼마”는 선소리 사설을 이어 힘을 모으면서 다른 사설로 나가는 연결구의 기능을 한다.

서귀포시 예래동에서는 2003년 탐라문화제에 <새왓이기는소리>로 출연하였다. 이때 강승화 씨가 중심 소리꾼이 되어 <따비질소리>와 <흙덩이바수는소리>(곰베질소리)와 같은 노동요를 중심으로 연출하였다.

다음은 강승화 소리꾼이 부른 <새왓이기는소리>이다. 먼저 <따비질소리>를 부른 후 이어 <흙덩이바수는소리>(곰베질소리)를 불렀다.

따비질소리



* 따비질하는 동작 없이 독창으로 부른 노래이다.

야, 역군님네 우리 밧 이겨줍서.
예~
산범ᄀᆞ뜬 요따비야
에헤헤야 놀레로다
ᄀᆞ려들엉 ᄀᆞ려들라
에헤에야 놀레로다
아이고 일도 제왓구나
어야뒤야 놀레로다
식게칩이 아기 일어나듯
오글오글 일어나라
에헤에야 놀레로다
어느제랑 요일을 ᄆᆞ쳥
에헤에야 놀레로다
어느제랑 잠이나 잘꼬
에헤에야 놀레로다
닭은 울엉 날이나 새고
에헤에야 놀레로다
어야뒤야 놀레로다
녹음방초 우거진 풀도
에헤에야 놀레로다
제철이 들면 돌아를 간다
에헤에야 놀레로다
어야뒤야 놀레로다

* 따비질하는 동작을 하면서 부른 노래이다

에헤에야 놀레로다
어허어야 놀레로다
산범ᄀᆞ뜬 요따비야
에헤에야 놀레로다
ᄀᆞ려나들어 ᄀᆞ려들라
에헤에야 놀레로다
아이고 일도 제왓구나
에헤에야 놀레로다

* 처음부터 다시 노래하다. <따비질소리>를 한 뒤 <흙덩이바수는소리>를 하겠다고 하고 노래를 불렀다.

어허어야 놀레로다
어야뒤야 놀레로다
산범같은 요 따비야
에허어야 놀레로다
ᄀᆞ려나들라 ᄀᆞᆯ려들라
어허어야 놀레로다
아이고 일도 제왓구나
에헤에야 놀레로다
자는 아기 일어나듯
오골오골 일어나라

흙덩이바수는소리


어기두리 더럼마야
역꾼님에 일심동체로
어기두리 더럼마야
우리 새왓 이겨줍서
어기두리 더럼마야
어기두리 더럼마야
식게칩이 아기 일어나듯
어기두리 더럼마야
한번 찍으민 도곰착만썩
어기두리 더럼마야
높이 들러 내려놓자
어기두리 더럼마야

예래 마을 <새왓이기는소리>는 잡초가 우거진 띠밭을 따비질하거나 곰방메질을 하면서 농사를 지을 토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에서 불린 원시적이면서 희귀한 노동요임을 알 수 있다. 개인적인 정서나 감정을 노래하기보다는 노동의 실태를 주로 노래한다는 점에서 노동의 강도가 센, 노동 집약적인 노래인 셈이다.

전승 현황

강승화는 2003년 제42회 탐라문화제에 참가하여 <새왓이기는소리>로 우수상을 받았으며, 이듬해 2004년에는 제45회 전국민속예술축제에 제주도 대표로 출연하여 동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예래마을 <새왓이기는소리>는 2005년 서귀포시 향토무형유산으로 인정되었으며, 2013년에 제주도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강승화는 <새왓이기는소리> 외에 <도리깨질소리>, <상여소리>, <진토굿파는소리>, <달구소리> 등 소리꾼으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민속보존회를 조직하여 <새왓이기는소리>의 전승 보존을 위한 노력을 해왔으나, 전승자 양성 등 활동 기반이 열악하여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크다.

의의 및 평가

예능 보유자 강승화가 부른 <새왓이기는소리>는 따비로 땅을 일구는 노동의 힘듦과 인생의 허무감을 주된 제재로 하면서 역동적으로 치러야만 하는 노동, 노래로써 힘든 노동의 고통을 이겨내는 지혜가 돋보인다. 더불어 제주도 중산간 마을 사람들이 척박한 땅을 따비라는 농기구를 이용해서 농토를 개간해온 억척같은 삶의 의지와 계 조직을 통해 실현된 농촌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토유산으로 전승 보전의 가치가 크다.


참고문헌
  1. 『한국민요대전-제주도민요해설집』(문화방송,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