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일-총모자장

총모자는 말총으로 만든 갓에서 꼭대기 부분을 이루는 대우이다. 이러한 대우를 제작하는 장인을 총모자장이라 한다.

개요

총모자는 말총으로 만든 갓에서 곡대기 부분을 이루는 대우이다. 이러한 대우를 제작하는 장인을 총모자장이라 한다. 1964년 ‘갓일’이라는 명칭으로 총모자장, 양태장, 입자장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갓일-총모자장의 보유자는 강순자(여, 1946년생)이며, 2009년 국가무형유산 갓일-총모자장 보유자로 인정되어 현재까지 전승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내용 및 특징

갓은 조선 시대 성인 남자들이 외출할 때 반드시 갖추어야 할 예복 중의 하나였다. 원래는 햇볕이나 비바람을 가리기 위한 실용적인 모자였으나 양반의 사회적인 신분을 반영하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지금의 갓은 대체로 조선 시대 전기에 정형화되고 그 사용이 점차 일반화되어 선비들의 가장 애용하는 복식이 되었다. 동국의관(東國衣冠)은 갓과 도포(道袍)를 말하는데 그 양식미는 세계의 어느 의관보다도 우월하다고 하겠다.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직전까지 우리나라의 성인 남자들은 평상시에 도포에 갓을 갖추어야 비로소 문밖을 출입할 수 있었다.

조선 후기 제주는 국가에서 경영하는 대규모 말 목장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들 목장은 총모자 제작에 필수적인 말갈기 털과 말꼬리 털의 최대 공급지였다. 이미 17세기에 갓을 비롯한 말총 수공업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발전하였다. 18~19세기에는 제주와 인접한 경상도의 통영이나 고성, 전북 김제 등지에서 말총 수공업과 가공업이 발전하였다. 그러나 단발령이 내려진 후 갓을 찾는 이가 급격히 줄면서 갓일도 침체일로에 접어들었다.

총모자는 가늘고 섬세한 말총을 재료로 삼는다. 갓의 대우인 총모자는 양태와 더불어 원래 대나무로 만들어 왔으나, 선비들이 갓을 쓰고 상인방 낮은 한옥을 드나들 때마다 대우 부분이 깨지고 해지자 말총으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말총으로 만든 총모자의 역사는 1627년(인조 5) 소현세자의 국혼 때 세자가 착용할 총모자를 위해 말총 6냥을 들이도록 한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총모자 제작과정

1

생이방석 엮기

말총 여덟 올을 선별하여 반으로 접어 열여섯 가닥으로 만든 뒤, 네 가닥씩 네 묶음으로 나누어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엮는다.

2

천박 뜨기

모자골에 고정시킨 생이방석을 중심으로 모자 윗부분을 짜 나간다. 씨줄은 네 가닥을 한 단위로 삼아 100회 정도 돌려짜는데, 중간중간 날줄(사잇줄)을 추가해 지름을 넓힌다.

3

몸줄 뜨기

모자의 측면부를 뜨는 작업으로, 네 가닥짜리 몸줄로 200회 정도 돌려 짠다.

4

몸줄 떼기

몸줄 뜨기가 끝나면 몸줄 사이의 간격을 떼서 고르게 정리한다.

5

삶고, 먹칠하기

완성된 총모자는 먹골에 끼워 먹골이 잠기도록 물을 부은 뒤 센불에서 30분 정도 삶아서 꺼낸다. 그다음 서늘한 곳에서 총모자를 말린 뒤 먹솔로 먹물을 고르게 칠한다.

전승 현황

광복 이후 총모자를 제작하는 장인은 통영 지역과 제주도에 한두 명이 남아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총모자 제작 기술을 전승하기 위해 1964년 국가무형유산으로 갓일-총모자장을 지정하였다. 통영에 거주하는 고재구를 첫 보유자로 인정하였으며, 그다음 오송죽 보유자, 그가 별세한 후 김인(여, 1920년생)으로 이어졌다.

김인 선생은 제주 한라문화축제나 섬축제 등에 꾸준히 참여하여 제주지역의 말총 공예의 진작에 노력하였다. 1980년 전승공예대전에 출품하여 입선하면서 총모자 제작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명성이 알려졌다. 1985년 국가무형유산 갓일-총모자장 보유자로 인정되었으며, 2009년에 명예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2015년 별세하기 전까지 총모자의 전통을 계승하였으며, 선생의 작품은 전통 갓의 풍모와 가장 근접한 형식미를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인 선생의 총모자 제작기술은 딸인 강순자(여, 1946년생)가 이어받아 2009년 국가무형유산 갓일-총모자장 보유자로 인정되어 활발한 전승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순자 보유자는 제주시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A동에서 전승지원 사업 기획행사로 갓과 총모자 전시, 총모자 제작 시연 등의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정기적으로 전수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딸 양윤희(1976), 며느리 강병희(1968)가 이수자로 인정되었고, 손녀 이서은이 전수 장학생으로 총모자 제작 기능을 익혀나가고 있다.

의의 및 평가

갓일-총모자장은 망건장, 탕건장과 더불어 말총이라는 재료가 풍부한 제주도에서 성행했던 전통 공예기술이다. 여성들의 섬세하고 정교한 숙련 기술로 말총 공예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의복과 두발 문화의 변모로 갓을 쓰지 않게 되면서 총모자 또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총모자장의 장인 정신으로 총모자 제작 기술과 전통 공예 문화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말총으로 만든 모자는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모자이며, 말총을 매듭지어 만든 갓은 조선 선비의 절제와 품위를 상징하는 복식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미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승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1. <『갓일-중요무형문화재 제4호』 (장경희, 화산문화, 2001)
  2. 『한국민속대사전-총모자』 (민족문화사, 1991)
  3. 『제주도무형문화재』(제주도, 1986)
  4. 『중요무형문화재』(문화재관리국, 1987)
  5. 『ᄌᆞᆯ앙ᄌᆞᆯ앙 모자 ᄌᆞᆯ아사』(제주대학교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