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는 예로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논농사 일을 하는 과정에 불린 노동요이다. 강정마을 <논다루는 소리>는 ‘밀레질소리’와 ‘써레질소리’가 대표적이다.

개요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는 예로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논농사 일을 하는 과정에 불린 노동요이다. 강정마을 <논다루는 소리>는 ‘밀레질소리’와 ‘써레질소리’가 대표적이다. 2003년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가 서귀포시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관리되어 오다가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노래의 예능 보유자는 강정마을에서 노동요의 전승 보전을 위하여 노력한 윤경노(남, 1921년생)이다.

내용 및 특징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는 모내기를 위해 갈아 놓은 논을 고르는 과정에 부르는 노래이다. 이 노래가 강정마을에서 유독 풍부하게 전승된 것은 강정천을 따라 흐르는 물이 풍부하고 토질이 비옥하여 논농사가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는 논갈이를 한 후 모내기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논을 고르는 작업 과정에서 부르는 노래이다. 작업 양상에 따라 ‘써레질소리’와 ‘밀레질소리’로 나뉜다. 써레질소리는 갈아 놓은 논바닥을 소로 하여금 써레를 끌게 하면서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며 부르는 노래이다. 밀레질소리는 ‘밀레’라는 연장으로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흙을 평평하게 고르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써레질은 넓은 면적의 논을 고를 때 주로 한다면, 밀레질은 써레질을 한 논을 마무리 하거나 좁은 면적의 논을 고를 때 이루어진다.

강정마을의 논농사는 통일벼 개발로 국내 쌀 자급력이 높아지고 감귤 농사가 확대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1980년대 후반까지 이어지던 논농사를 거의 사라졌으며, 지금은 하논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농업 방식이 기계화로 전환되면서 ‘써레질소리’와 ‘밀레질소리’ 같은 <논다루는소리>는 현장에서 듣기 어려워졌다.

아래는 일강정민속보존회가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를 전승하기 위해 부른 소리를 그대로 옮긴 노랫말이다.

써레질소리



저 산중에 놀던 쉐야(소야) 어서 걸라(걸어라)어서 걸라
이러저러 이러저러 이러이러(후렴)
앞발 논디 뒷발 노멍 방글방글 걸어보자
요 쉐야(소야) 저 쉐야(소야) 삼복 땐 줄 몰람시냐(모르느냐)
사나흘만 오몽ᄒᆞ민(몸을 일으켜 일을 하면) 너도 쉬고 나도 쉰다
한부종(한창 씨를 뿌릴) 때 한걸리 놀민(놀면) 저슬(겨울) 들엉 뭘 먹느니
성널오름성판악, 한라산 국립공원의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경계에 걸쳐진 오름. 이 오름 허리에만 안개가 잔뜩 끼고, 꼭대기는 훤히 나오면 장마가 걷힌다고 한다.
성널오름(성판악) 사흘 들리민(사흘 안개 끼면) 장마도 걷넹(걷힌다고) 헌다(한다)
간딜(간 데를) 가곡(가고) 온딜(온 데를) 온다 어서어서 걸어보자
허당(하다가) 말민(말면) ᄂᆞᆷ이나(남이나) 웃나(웃는다) 어서 걸라 어서 걸라
실픈(싫은) 일랑(일이랑) 그린듯이(그리워하듯이) ᄃᆞᆯ랑ᄃᆞᆯ랑(덜렁덜렁) 걸어보자
먼 디 사름 보기좋게 보지란히 허여보자
요런(이런) 날에 요 일 ᄒᆞᆷ은(함은) 누워두서(누워서) 떡 먹기여
요 농사는 논농사여 상놈 벌엉(벌어서) 양반 먹나(먹는다)
산천초목 젊어지고 인간 청춘 늙어진다
일락서산 해는 지고 월출동방 ᄃᆞᆯ이 솟나
저 산방산 구름 끼민 사흘 안에 비 ᄂᆞ린다(내린다)
어떤 사름 팔제 조왕 고대광실 높은 집에
진담뱃대 입에 물엉 사랑방에 낮잠 자나
우리 어멍 날 날적엔 해도 달도 없었던가
이내팔자 기박허연 요런 노동 허는구나
노래 불렁 날 새우자 나 노래랑 산넘어 가라
보는 사름 보기 좋게 나 노래랑 물넘어 가라
오유월 장마속에 ᄒᆞ루 종일 요 일 해도
지친줄도 모르곡 배고픈줄도 모르는구나
제일강정 좋은물로 농사지엉 잘 살아보자
허당보난 다 뒈어간다 그만저만 허여보자

밀레질소리



어~허어 밀레로다
어~허어 밀레로다(후렴, 각 행간에 불림)
어허어 산이로다
노픈 디랑(높은 데는) 밀어다가
야튼 디로(얕은 데로) 메워가멍(메워가면서)
새별코지에 물절치듯(물결치듯)
할락산(한라산)에 구름 일듯
고공산에 안개 지듯(끼듯)
ᄉᆞᆯ짝ᄉᆞᆯ짝 밀어나보자
물절이(물결이) 노는구나
물 좋은 우리 강정
이 고장에 태어나서
제일강정 좋은 물로
풍년농사를 지어근에
나라에 진상허고
웃대 조상 봉제허멍(제사하면서)
부모님께 공양허고
우리 권속 양식ᄒᆞ자(양식하자)
물절이(물결이) 노는구나
이팔청춘 소년들아
백발 보고 희롱 마라
나도 어젠 청춘이더니
오날(오늘) 백발이 뒈엇구나
젊었을 때 ᄌᆞ냥헤사(절약해야)
후제나민(이후 되면) 호강헌다(호강한다)
먼딧사름(먼 데 사람) 보기나 좋게
ᄒᆞᆫ저ᄒᆞᆫ저(어서어서) 밀어나보자
물절이(물결이) 노는구나
실픈(싫은) 일랑(일은) 그린듯이(그리워하듯이)
요 노래로 날 보내라
나 노래랑 산 넘엉(넘어서) 가곡
나 노래랑 물 넘엉(넘어서) 갑서
허당 보난(하다 보니) 다 뒈어간다(되어간다)
어허어 밀레로다
오널 날도 다 저물어간다
잠깐 전에 다 뒈엇저
어허어 밀레로다.

메살름소리


아-아-양 어-어-요
아-아-양 어-어 –요(후렴, 각 행간에 부름)
검질지슨 청캐논에
고분쉐로 여이멍가라
장줄ᄌᆞ른줄 검질도지스난
오널물질 머정도조키여
서방님아 서방님아
분시모른 나서방님아
논물몰랑 검질못멤시난
독고마리나 베려봥옵서
실픈일랑 그린 듯이
요노래로 날보내라
나노래랑 산너멍가곡
나노래랑 물너멍가라
허단보난 물때 늦엄져
그만저만 허여나보자
아-아-양-어-요
아-아-양-어-요

써레질소리는 소를 이용하는 만큼 노래가 4음보로 구성지게 불리고, 후렴도 ‘이러저러 이러저러 이러이러’와 같이 마소 모는 선율선을 하고 있다. 반면에 밀레질소리는 사람이 밀레를 밀고 당기는 동작의 영향으로 2음보의 짧은 가락으로 불리고 있다.

사설 내용은 논갈이를 한 논을 평평하게 고르게 하는 작업 실태를 주로 노래하고 있다. 써레질소리는 작업에 동원된 소와의 대화를 통해 작업을 독려하는 내용이 있다면 밀레질소리는 혼자 하는 만큼 작업 현장을 노래하면서 동시에 늙음에 대한 신세 한탄이라는 개인적 서정을 노래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승 현황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는 논농사가 드문 제주에서 전승되고 있는 귀한 노동요이다. 윤경노 보유자는 조상 대대로 강정마을에 거주하면서 논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으로 과거 동네 어른들에게서 들었던 써레질소리와 밀레질소리의 사설을 정리하여 녹음 자료를 제작하는 등 <논다루는소리>의 전승 보전에 여러모로 힘썼다. 1986년에는 제25회 한라문화제에 출연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0년 제41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 제주도 대표로 출연하여 <논다루는소리>로 민요 부문 3위에 입상,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강정마을 사람들은 논농사가 사라지면서 <논다루는소리>의 단절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일강정민속보존회 회원들은 마을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2024년 강정마을회의 지원을 받아서 <논다루는소리>를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공연 또는 행사 자리를 빌어 <논다루는소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마을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승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제주도에서 논농사가 이루어진 대표적인 지역으로 ‘일강정’이라 불렸다. 제주도는 전 지역에서 밭농사 관련 노동요가 풍부히 전승되는 것과 달리 강정마을에서는 <논다루는소리>라는 논농사 관련 노동요가 전승된다는 점에서 보전할 가치가 크다.

현재 강정마을에서는 일강정민속보존회를 중심으로 <논다루는소리>의 전승과 보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강정마을 <논다루는소리>는 제주지역의 논농사 관행과 공동체 노동문화의 한 면을 보여 주는 중요한 구비 전승 자료이자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서귀포디지털문화대전]-써레질소리. https://seogwipo.grandculture.net/seogwipo
  2. 『제주전래민요집-노동요』(강정마을회,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