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리 본향당굿

한남리 본향당굿은 마을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매년 음력 2월 12일 한남리 본향당에서 행해지는 굿이다.

개요

한남리 본향당굿은 마을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매년 음력 2월 12일 한남리 본향당에서 행해지는 굿이다. 2021년 6월 4일 제주특별자치도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에 앞서 한남리 본향당은 2020년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내용 및 특징

한남리 본향당굿은 1년에 한 번 음력 2월 12일에 거행되는데, 신앙민들은 이를 신과세제와 같은 의미로 여긴다. 남원읍 일대에 당제일을 영등달로 전승하는 경우는 한남리가 유일하다. 한남리 본향당굿은 상단골 현씨 집안, 중단골 고씨 집안, 하단골 오씨 집안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 모두가 단골로 구성되어 있다. 한남리 본향당에 모시는 당신(堂神)은 ‘허좌수, 허별감’이다.

한남리 본향당은 한남리 ‘당팟’ 지경에 자리 잡고 있다. 제단 뒤편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가 있다. 본향당 주위는 돌담으로 둘려져 있으며 제물을 진설하는 제단은 정비되었다. 소각장 옆에 있던 입구가 반대편으로 나 있다.

제단은 크게 세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당신을 위한 제단이 제장 중앙에 위치한다. 중앙 제단 오른편이 산신을 위한 제단이다. 중앙 제단 맞은편에는 영등신을 위한 제단이 상석(床石)의 형태로 있다.

본향당 신과세제의 준비는 상단골・중단골・하단골 집안의 종부(宗婦)가 대부분의 책임을 맡아 이루어진다. 이들이 맡아서 하는 일은 마을 공동체 차원의 제물 준비, 제일 당일에 마을 주민들이 개인별로 준비한 제물 진설, 심방 식사 대접, 도액맥이용 수탉 준비 등이다. 의례 중 마을 주민을 대표하여 배례하며, 의례를 진행하는 내내 심방을 도와 제물을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

상단골인 현씨 집안에서는 마을 차원의 제물과 도액맥이용 수탉을 준비한다. 중단골인 고씨 집안에서는 심방들의 식사를 준비한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전승이다. 하단골인 오씨 집안에서는 심방들의 저녁을 준비해왔는데, 이제는 오후에 굿이 끝나는 관계로 이 책임은 없어진 양상이다.

한남리 본향당굿은 전통적인 단골 제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제주 당신앙 의례에서 당신에 대한 제물 진설은 심방이 주관하는 것과 견주어 한남리 본향당에서는 단골이 한다. 특히 당신을 위한 중앙 제단은 상단골・중단골・하단골 집안의 종부(宗婦)에 대해서만 제물 진설이 허용된다. 또 단골들이 직접 의례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서도 전통적인 단골 제도의 전승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한남리의 매인심방은 최향숙(여, 1976년생)이다. 이전 매인심방은 신순일 심방, 그다음은 강금춘 심방이 맡아서 이어왔다. 당신과 영등신을 위한 제물로 돌레떡, 메, 제숙, 고기적, 계란, 과일, 제주를 준비한다. 산신을 위한 제물에는 날 것의 소고기와 생선을 추가한다.

전승 현황

한남리는 지금껏 옛법 그대로 당굿의 의례를 전승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마을 주민들이 당굿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며, 마을의 오랜 전통문화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한남리 본향당은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본향당굿은 향토무형유산으로 전승되고 있다.

한남리 본향당굿은 다른 의례와 마찬가지로 과거와 견주어 제차와 내용이 축소된 면이 있다. 각 집마다 액맥이용으로 닭을 준비하였으나 최근에는 계란으로 대체하는 등 제물의 변화도 있다. 단골들이 내는 제비(祭費)만으로는 매인 심방인 수심방이 소미들의 ‘품(인건비)’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본향당이 연물을 갖춘 당굿을 하지 못하고 ‘비념-액막이’ 형식으로 바뀌는 사례가 더러 있다. 한남리도 이러한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제주도 마을 신앙에서 거의 사라진 단골 제도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한남리 당굿의 가치는 상당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남리 또한 제주도 모든 마을의 당굿이 직면하는 현실을 피해 가지는 못하고 있다. 한남리 본향당굿에서 전승되어온 단골에 의한 전승이 앞으로 얼마나 역동적으로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마을과 제주도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하겠다.

한남리 본향당굿은 단골제도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마을 신앙이다. 상단골에 현씨 집안, 중단골에 고씨 집안, 하단골에 오씨 집안으로 의례 내에서의 위계와 역할 분담이 현재까지 분명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승 보존의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1. 『제주신당조사 서귀포시권』(제주특별자치도 (사)제주전통문화연구소, 2009)
  2. 『한국의 마을신앙:제주특별자치도』(국립민속박물관, 2023)